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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벅거리는 발길 따라마지못해 따라오는 그림자실낱같이 가늘어진 명줄처럼휘청이며 훔쳐내는 흥건한 몸짓백설은 가득한데 엇나가는 심사는아직도 뜨거운 줄 가슴만 쳐대며사람 들었던 정이 흩어진 까닭을 모르고할퀴고 지나간 바람을 핑계로 삼는다사랑은 틈으로 피어나고이별은 금으로 깨진다는 걸 알고도아직도 멀게만 두고 찾으려만 하니골방이 공연히 차갑지는 않을게다
2023.04.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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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었지만, 물 없이 산 이는 단 한 명도 없다’영국의 철학자 위스턴 오든이 한 문장으로 표현한 ‘물의 중요성’이다. 왜 학창시절에도 배우지 않았던가.물은 지구 표면의 75%를 덮고 있으며, 인간의 몸 구성 물질의 약 70%를 이루고 있다고. 다만 이토록 중요한 물이건만 이를 무심코 잊고 지내기 십상이다.안산시는 지난 2월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3년 물 종합기술 연찬회’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안산시의 깨끗
2023.04.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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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법전이 빽빽하게 꽂힌 책장과 소송자료 뭉치가 가득 쌓인 책상 뒤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사로 존경받는 조지훈 선생의 '호상비문(虎像碑文)' 탁본이 걸려있다.‘너 항상 여기에 자유의 불을 밝히고 정의의 길을 달리고 진리의 샘을 지키나니 지축을 박차고 포효하거라’는 문장이 눈에 띈다. 이는 조지훈 선생이 고려대학교의 상징인 호랑이를 돌로 만든 조각상 받침대 뒤편에 새긴 글이다.“끈기와 집념을 필요로 하는 분쟁해결 과정에서 아직까지도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문구”라며 “법조인으로 소명을 갖고 작은 사건이라도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다보면
2023.04.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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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서 살며 울상짓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집값’이었다. 때문에 다수의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은 쉐어하우스(여러명이 함께 생활하는 숙소)를 선택하게 된다. 이 역시 만만치 않지만. 당시 시드니 쉐어하우스 1인실은 1주당 354AUD(한화 약 30만원)로, 한달 거주하는데 드는 비용이 한화로 120만원에 달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보니 학교를 다니며 틈틈이 식당에서 일하며 손에 쥐는 돈의 상당 부분이 ‘집값’으로 빠져나갔다.한푼이라도 절약해볼 목적으로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시내에서 버스로 1시간
2023.04.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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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를 숨긴 채 노천 온천에 담가 둔 따뜻함이 교차하는 물바람은 위험하다 뜨거움을 잡아내 애무하듯 스쳐 가며 느낌 없이 살 비비는 매번 습관도 한참 위험하다 알몸과 비누 거품이 뭉개지듯 비벼지며 어우르고 한 몸인 양 부풀고 터져 대지만 끌림과 밀림의 박자는 늘 일정하다 마른 수건의 물방울이 연인 같은 살갗을 내어 주다 불꽃 튀는 드라이기 정전기로 사랑에 종지부를 찍는다 서로에게 녹아내리지 않을 유리알처럼 투명하지 않은 어설프고 궁금한 사랑이거든 마음에 손잡이는 당기지 마라
2023.04.0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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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민근 안산시장의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참관 출장을 놓고 소음이 일고 있다.이는 다름 아닌, 그의 출장 일정이 또 다른 시민 행사와 겹쳤기 때문이었고 해당 출장 때문에 시장이 그 시민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벌어진 소음이었다. 일정이 겹친 해당 행사는 세월호 9주기 기억식(추모식)이다.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안산은 세월호라는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안산시장은 정치와 당적을 떠나 오랫동안 추모식의 ‘상주’라는 대표성을 가져왔다. 그래서 이 시장의 출장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시민사회가 고개를 가로젓는 것이다.
2023.04.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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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좋은 곳이다. 살기 좋고 일하기도 좋고 그래서 기분 좋은 곳이다.반월과 시화라는 지명으로 대변되는 안산은 수도권 공업의 핵심 지역이다. 안산을 둘러싸며 광덕산과 수리산이 솟아 있고 시내 중심부에도 언덕들이 솟아 있어 시내 녹지 비율이 전국 최상위권에 든다. 세계 최대의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품고 있는 시화호는 안산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네 줄기의 하천을 받아낸다.안산은 1986년 시로 승격됐다. 그리고 옹진군에서 대부면, 화성시에서 반월면, 그리고 시흥시에서 안산동 등을 빼앗아 오면서 면적과 인구를 확장시켰다. 지금은 인구
2023.03.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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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며 봄꽃들이 팝콘처럼 피어난다.따뜻하고 설레는 봄이다. 봄을 맞아 꽃과 정원을 그린 미국화가 켄트 월리스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켄트 월리스(Kent R. Wallis 1945~)는 미국 유타주 옥든에서 태어났다.그는 대부분의 다른 예술가들에 비해 다소 늦게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1969년에 유타 주립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그는 오하이오주에 있는 굿리치 회사에 입사해 마케팅 및 재무 분야에서 6년간 일했다. 그 6년의 경험이 그의 창의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이 깊어지면서 좌
2023.03.3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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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바른다흥건히 스민 음습한 미닫이를 열고한 겹 한 겹따사로운 별을 풀칠하듯 바른다푸르름을 입혀도 꿈쩍 않고갓난이 춤사위에도 매몰차던좀처럼 열리지 않던 입으로별을 먹어 치우는 벽창호고사리 같은 새순이 오르고소슬바람을 도르르 말아쥐는아스라한 흔들림닫힌 미닫이가 서걱거리며벽이 별을 받아먹는다
2023.03.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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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는 언제나 존재한다. ‘어떻게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가?’ 우리의 도전은 여기에 있다”아름다운 청춘들에게 보내는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지지 않는 청춘’ 저자이자, 세계적인 평화활동가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의 말이다.새시대를 이끌어 나갈 ‘미래형’ 그리고 ‘맞춤형’ 인재 발굴 및 육성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인사는 만사(人事는 萬事)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만큼 ‘어떻게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가?’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2023년 새해와 함께 시작된 홍일화 안산인재육성재단 대표의
2023.03.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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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암소집도」는 현재 심사정(1707-1769)이 그린 것이다.조선 후기의 서화 수장가 석농 김광국은 「석농화원」의 이 그림에 다음과 같이 화제를 써놓았다.갑자년(1744년) 여름에, 내가 와룡암에 상고자―김광수―를 찾아가서 향을 사르고 차를 마시며 서화를 품평하는데, 하늘이 검은 돌처럼 새카매지더니 소나기가 크게 일었다. 현재―심사정―가 밖으로부터 비틀거리며 들어오는데 옷자락이 모두 젖어서 서로 쳐다보고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윽고 비가 그치자 정원 가득한 경치와 색채가 꼭 미가의 수묵도와 같았다. 현재가 무릎을 끌어안고
2023.03.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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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었다강렬하고 뜨거운너의 열정과 맞서려고철재 갑옷과 도깨비 투구를 쓰고당당하게 조금은 긴장되게그리고 의연하게 버티며너를 기다린다붉은 마성의 기운이 감들고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의외의 부드러움에 흠칫 놀라손에 쥔 장검엔 한껏 힘이 쥐어졌다아려 터질 강렬한 빛은 요원하다서서히 오르는 너는한껏 치장한 요염한 여인네장검을 쥔 손마디 쑥스러워 감추고알몸으로 마주한 여인네에 반했다당신이었구나!
2023.03.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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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갓 지난 3월 마을 앞 개천 뚝 길을 따라 걷는데 어디에선가 개굴개굴 소리가 가느다랗게 들렸다. 그 소리에 발을 멈춰 주위를 살폈더니 물웅덩이 돌 틈새에 개구리 두 마리가 마주보고 앉아 소리를 내 인사를 했다.그래 개구리 너 아직은 날씨가 추운데 벌써 나왔구나? 하자, 그 말하기가 무섭게 개구리가 벌서라니요? 하며, 지난 3월 6일이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이었는데 그것도 몰라요? 그랬다.벌써 그렇게 됐니? 그러자. 그 뿐입니까? 내일 모래 3월 21일이면 밤보다 낮이 길어진다는 춘분인 걸요. 그렇구나. 경칩을 아는 똑똑
2023.03.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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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성공학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지금까지 2000만권 이상 판매된 오그 만디노의 대표작 '위대한 상인의 비밀' 첫번째 문구다. 이 책은 가난한 낙타지기인 주인공이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라’는 내용이 담긴 10개의 두루마리를 얻고서 중동 최고의 거상으로 성장해 가는 내용이다.인중과 턱 전체를 덮은 하얀 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그는 2000년부터 안산 한대앞역 상점가에서 전집을 운영해 온 베테랑 상인이다. 또한 ‘긍정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 지역 상인들의 ‘권익보호’와 ‘처우개선
2023.03.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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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지금까지도 자주 인용되는 영국 정치학자 제임스 클라크의 명언이다. 안산시 고잔동에서 ‘아들’로 자라며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고잔초등학교 동창으로 3학년 때 같은반으로 만난 아내와 결혼해 현재 두 아이의 ‘아빠’로 초지동에 살고 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머문 그곳 동네를 지역구로 정치에 입문, ‘설렘’ 가득한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남다른 의미가 있는 안산에서 두 아이의 아빠로,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의정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는 ‘청년 정치가’ 최
2023.03.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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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과 졸업반 시절, 국내 메이저 언론에서 펼친 ‘대학생 탐사보도 공모전’에서 당시 이슈가 됐던 ‘대학생 자원봉사 학점제’를 주제로 우수상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덕분에 ‘언론고시’라 불릴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했던 해당 신문사에서 인턴으로 기자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관심도가 매우 낮았던 ‘교육’ 파트를 맡아서, 평소 엄청난 애정을 쏟던 ‘연예’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마침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의 경제지에서 기자모집 공고가 떴다. 경제 역시 문외한이나 그곳엔 평소 열혈독자였던 연예 전문매체도 보유하고
2023.03.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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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길을 걷다 보면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껌 딱지아무생각 없는 누군가에게 버려져 검게 변한 모습을 보고 벤 윌슨은 말했다."길 바닥에 붙은 껌을 볼 때, 우리는 역겨움을 느낍니다. 저는 이 역겨움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어요.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거리예술가 벤 윌슨(Ben Wilson)은 1963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 도예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아버지 아래에서 유년시기를 보내며, 창의적인 사고를 몸에 익히게 되었다고 한다.윌슨은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Middlesex University에 입학했으나
2023.03.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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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조차 미동이 없다 해도당신이 오신다는 걸 알아버렸죠하얀 꽃망울 터뜨리기도 전가슴엔 파란 싹 하나 움트고아롱진 꽃잎 하나 눈동자에 담아향기 털어 낼 따사로움 묻힌보송보송한 손길을 느낍니다감칠맛 풍기는 저 봄볕은어찌 내게로 오는지더덕더덕 눌어붙어 꽁꽁 동여맨허리춤에 감싼 얼음장은 녹으려나채 버리지 못해 둘둘 말린 목도리 속겹겹이 피멍 든 가슴에도환장할 꽃을 피우려 봄은 오는가 보다그래도함초롬히 돋아날 파릇한 새싹 하나를손 모아 기다립니다
2023.03.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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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꽃을 피우던 시간도물이 흐를 것 같지 않던 개울도죽은 듯 앙상한 나뭇가지도지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게지나가는 시간을 마지막이라고 했다손을 내밀어야 간신히 잡힐 것 같은치렁치렁 늘어뜨린 푸른 이파리어둠마저 희석되어 묽어지게새로운 희망처럼 호수에 등을 밝힌다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한다는 것장엄하고 거룩한 생명이 잉태된다는 것그것은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져야웅크렸던 지난날을 지우고내려앉은 어깨를 치켜올려말간 하늘을 단단히 틀어쥐고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2023.03.10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