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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꽃을 피우던 시간도물이 흐를 것 같지 않던 개울도죽은 듯 앙상한 나뭇가지도지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게지나가는 시간을 마지막이라고 했다손을 내밀어야 간신히 잡힐 것 같은치렁치렁 늘어뜨린 푸른 이파리어둠마저 희석되어 묽어지게새로운 희망처럼 호수에 등을 밝힌다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한다는 것장엄하고 거룩한 생명이 잉태된다는 것그것은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져야웅크렸던 지난날을 지우고내려앉은 어깨를 치켜올려말간 하늘을 단단히 틀어쥐고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2023.03.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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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락과 도시를 불문하고 사람 사는 곳이면 크고 작은 하천이 있다. 사람들은 하천을 끼고 산을 등지고 옹기종기 모여 산다.산업화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동 전국 곳곳에 크고 작은 도시가 형성됐다.사람이 모여 살다보면 환경오염은 필연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화는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각종 가스에 의해 대기가 오염되고 세제 등 화공약품사용으로 수질과 토양오염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 결과 도시를 끼고 흐르는 하천들은 물이 오염되고 토양이 오염되고 하상
2023.03.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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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초·중학교 교과서 표지에 삽화로 사용되었던 김득신(1754~1822)의 그림 「파적도」는 현대인들에게도 친숙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파적’―고요함을 깨다― 혹은 ‘야묘도추’―들고양이가 병아리를 훔치다―라고도 불린다. 「파적도」는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흘러나오는 긴박함과 역동성이 잘 드러나는 그림이다. 일상의 순간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특출난 작품으로 김득신 풍속화의 백미로 꼽힌다. 인터넷 사이트 내에서도 패러디한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살구꽃이 살랑거리는 날, 농가에서 소동이 벌어진다. 어미 닭과 병아리들은 한가롭게 모
2023.03.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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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Maori)족의 전통 민요 중 ‘폭풍 치는 바다’라는 뜻을 가진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라는 노래가 있다. 우리에게는 ‘연가’라는 제목으로 익숙한.1642년 네덜란드의 탐험가 아벌 타스만(Abel Tasman)이 발견한 뉴질랜드는 크게 북섬, 남섬 그리고 ‘뉴질랜드의 제주도’라고 불리는 스튜어트섬(Stewart Island)으로 이뤄져 있다. 북섬에는 약 100만 년 전 엄청난 규모의 화산활동에 의해서 생
2023.03.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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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르 프리드리히(Caspa David Fridrich: 1774-1840)는 19세기 전반에 독일을 대표하는 낭만주의 작가이자 풍경화가이다.프리드리히는 1774년 9월 5일 발틱 해안가에 있던 작은 마을 그라이프스발트에서 엄격한 루터파 교도였던 아버지와 마음 따뜻했던 어머니 밑에서 10명의 아이들 중 6째로 태어났다.그는 일곱 살 되던해 어머니를 잃었고 이후로 사랑하는 두 누이를 차례로 잃었다. 또 함께 스케이트를 타던중 자신이 보는 앞에서 동생이 얼음에 빠져 죽는 일을 겪기도 했다. 당시의 충격으로 그는 청년이 된 후에도 우울
2023.03.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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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비수를 뽑지도 못하고지쳐가는 심박이 헐떡이는 것을모자란 숨 때문인 줄 알다가느려진 눈으로 드는 금낭화 하나가떨림 같은 너와 닮았다고 느껴지며다독이듯 설레는 향으로 든다투명함이 푸른 바람으로 강가를 돌다낮은 거품이 되어 몸을 씻는다탁 트인 들이 이제야 보이고꽃들도 쉬고 있었음을더 멀리 더 깊이모자란 숨이 채워진다
2023.03.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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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같은 멜로디 춤사위야청빛 파도가 넘실대는으스름의 서해찬 서리 겨울 바다고적함도 숨죽인 파도는시원의 시작연두의 싱그러움점점 더 풍요로워질소리의 침묵이 고개를 밀며긴장시켜 깨우거나일어나라 강요치 않는소리의 바다
2023.02.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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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여름 고향을 찾았다. 내 고향은 산간 마을이라서 언제 보아도 옛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20세기 후반 이후 하천이 썩어 쾌쾌한 냄새에 시뻘건 물속엔 시꺼먼 오물덩어리가 군데군데 쌓여 발을 들어 넣기가 싫었다.어렸을 적 유리알 같이 맑은 물속에 송사리 떼 몰려다니고 돌 틈새 이곳저곳에는 크고 작은 붕어가, 매기가, 살았었는데 지금은 찾아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이렇듯 전국 어디를 가도 하천들은 병들고 썩어버렸다. 그 썩은 하천을 보고 쓴 시가 있다. 비록 내 고향 하천과는 거리가 먼 서울의 동북쪽을 배경으로
2023.02.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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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화에 대한 편벽이 있다. 스스로 매화대병(매화그림의 커다란 병풍)을 그려 침실에 두르고, 벼루는 매화를 읊은 시가 새겨져 있는 매화시경연을 쓰고, 먹은 매화서옥장연을 쓴다. 매화백영과 같이 매화시 100수를 짓고 내가 거처하는 곳을 매화백영루라 편액을 단 것은 매화를 사랑하는 내 뜻을 혼쾌히 마땅한 것이지 갑자기 이룬 것이 아니다. 시를 읊다가 목이 마르면 매화편차를 달여 마셨다.” 조희룡이 만년에 쓴 자서전적 ‘석우망년록’에 나오는 글이다.조희룡(1789-1866)은 스스로 ‘매화광인’이라고 자처했다. 매화를 극히 사랑한
2023.02.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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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했다.‘결말을 알고도 다시 찾게 되는 것이 명작’이라고.내 인생의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N차 관람 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 만화의 하이라이트 경기인 북산고와 ‘전국 최강’ 산왕공고의 맞대결을 그린다. 학창시절 열광했던 원작 만화는 ‘30·40 아재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며, 최근 누적관객 수 27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 중 역대 2위에 올랐다.“포기를 모르는 남자”라는 명대사와 함께 ‘불굴의 아이콘’으로 상징되는 최애 캐릭터
2023.02.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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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며 연일 미세먼지로 인하여 하늘이 뿌옇다. 마치 필터를 끼워 놓은 것처럼 답답하다. 마스크 제재가 풀렸지만, 자발적으로 착용하게 된다. 맑은 하늘이 그리운 요즘 날씨이다.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 1879~1973)은 룩셈부르크에서 태어났다.그의 가족은 1881년 미국으로 이주했고, 밀워키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공부했다.스타이켄은 밀워키의 석판 인쇄소에서 삽화를 그리는 수습생으로 일했으며 회화를 공부했다.그림을 그리던 그는 1895년 틈틈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사진 작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전시
2023.02.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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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같은 멜로디 춤사위야청빛 파도가 넘실대는으스름의 서해 찬 서리 겨울 바다고적함도 숨죽인 파도는시원의 시작 연두의 싱그러움점점 더 풍요로워질소리의 침묵이 고개를 밀며 긴장시켜 깨우거나일어나라 강요치 않는소리의 바다
2023.02.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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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한정규 칼럼ㅣ 지구적 힘 네 가지 등 하나로 천연자원의 수요가 있다. 천연자원이란 탄화수소, 화석수 석유 천연가스 강철 시멘트 무연탄 금 은 같은 각종 유한한 광물자원과 강 경작지 숲 야생동식물 등 재생 가능한 자원 모두를 말한다.20세기 초 이후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현대화와 무역이 활발해지고 각 분야에서 기술이 발달하면서 각 분야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1970년대 이후 원자재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1973년 석유수출국기구가 석유수출을 금지하기도, 나마존강유역 열대우림에 불을 지르고 벌목 훼손 경작을 하고,
2023.02.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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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사랑이었다면기나긴 시간의 기다림되새김이었다면뒤를 돌아 추억할 미련회상이었다면돌아와 부딪힐 부메랑그리움이었다면스쳐 지난 멍울이 된 옹이한참이 지나서야 가슴을 치며손잡아 줄 만큼 시렸던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날들
2023.02.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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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김영희 미술세계ㅣ ‘이상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천착해오던 주제 중 하나이다.낙원, 별천지, 유토피아, 파라다이스 등과 비슷한 개념에, 산수를 중시한 동양에서 이상 세계는 바로 ‘무릉도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 동진 시기 도연명이 쓴 ‘도화원기’에 등장하는 무릉도원은 우리나라에선 일제강점기 때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리는 소재이기도 했다.「도원행주도」는 안중식(1861~1919)이 1915년에 그린 것이다.이 그림은 채색 산수화로,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 감각적 아름다움이 눈을 사로잡는다. 화면
2023.02.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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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인가 흑백의 간결한 색의 옷을 많이 입게 되었다. 아마도 색채에 고민이 많던 직장의 디자이너 초년시절 어떤 색을 써야 할지 망설여질 땐 검정을 쓰라던 대학교수님의 조언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칸딘스키(Wassily Wassilyevich Kandinsky 1866~1944)는 러시아 출신으로 처음으로 순수추상 작품을 제작한 20세기 화가이다.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뮌헨아카데미에서 뒤늦게 학위를 받고 리얼리즘 미술에서 출발, 인상주의를 거쳐 1910년 최초의 추상적 수채화라 불리는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그림은 유연하
2023.02.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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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게나 불어도 바람이고아무렇게나 피어도 꽃일 것인데어떠한 이별인 계절을 두고어떠한 이별일 수 없는 시인이여 나는 슬픔이 싫어 봄 찻집을 떠나뜨겁도록 환한 여름 술집을 보내고바람이 부는 가을 정원까지 왔다오 차가워진 가슴이 동동거리다허한 술잔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들어나는 또 겨울 나그네가 되려 하오아무렇게나 불어도 바람이요아무렇게나 피어도 꽃이 될 때까지
2023.02.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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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 인간은 자연파괴자가 아닌 자연에 순응할 줄만 알았다. 그런 인간이 약 1만년에서 1만2천 년 전 여자들이 꼬챙이로 땅속에 씨앗을 심기시작 농사를 지으며 유목생활에서 벗어나 한 곳에 정착 살게 됐다. 그렇게 되자 인구도 급격이 증가 1백 만 명이 됐다. 반면 자연파괴가 급진전됐다. 인구증가는 기원 후 1800년 경 10억 명, 1930년 20억 명, 1960년에는 30억 명, 1975년에는 40억 명, 1987년에 50억 명, 1999년에 60억 명, 2011년에 70억 명, 그렇게 증가,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그런 추세라면
2023.02.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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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군자라 일컫는 매화·난초·국화·대나무는 군자의 덕목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이 중에서도 추운 날에도 찬연하게 꽃을 피워내는 매화는, 선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꽃으로서 시·서·화의 단골 소재로 이용되었다.는 조선 말기의 화가 조희룡(1789~1866)이 족자에 그린 산수화이다. 사람이 뜸한 산속에 은일처사가 지은 조그마한 서옥과, 그 주변에 만발한 매화 숲의 전경을 담아냈다. 서옥의 창문 사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쌓여있는 책과 매화가 꽂혀있는 호리병이 눈에 띈다. 그림의 주인공인 선비는 매화의 자태를 감상하는 듯하
2023.01.27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