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피 바른 듯청춘의 열정 안은 듯울분을 토해내는 듯온몸을 빨갛게 한 등대가 있다외로이 홀로 찾는 이 안고소망을 담았으리청춘을 안아 보았던 중년의 부부눈에 담아 기나긴 숨소리머금었으리사랑으로 찾는 이뜨겁게 포옹하며 백 년을 묶었으리오이도에 가면 빨간 등대가 있다시린 바람 썰물에 보내고정겨운 바람 밀물에 안겨 오게만드는 빨간 등대가 있다오이도에 가보라엉킨 가슴 풀리고갈매기 응원 한 톨 주워 웃게 되리
잘 익은 햇살을 배부르게 먹고 살 쪄늘어진 나뭇잎 아래까닭 없이 맑은 큰 눈을 뜨고 매미는울지 않습니다사랑을 찾아 후끈 달아 오른매미는 울음을 멈추었습니다울다 지친 매미는 가로등 불빛 아래뜬 눈으로 졸다 새벽이면 또 울기시작합니다오래도록 작은 몸에서 들리는 절규는찾다 찾다 울다 울다 지친 내 가슴에파고들었습니다사랑을 찾지 못하고 여름이 가버린꿈을 꾸었습니다진종일 울어도 소리 나지 않는구멍 난 가슴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쩜 우린 복잡한 인연에 서로 엉켜 있는 사람인가 봐나는 매일 네게 갚지도 못할 만큼 많은 빚을 지고 있어연인처럼 때론 남남처럼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그렇게도 많은 잘못과 잦은 이별에도 항상 거기 있는 너날 세상에서 제대로 살게 해줄 유일한 사람이 너란 걸 알아나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해 너를 붙잡아야 할 테지만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사랑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줄 거야(2000년, 작곡 신재홍·작사 채정은)오늘의 임재범을 있게 한 노래 ‘너를 위해’에는 가슴에서 빠져나
내 아버지는 몸 속에 돌덩이를 키운다링거액 방울방울 흩어지는 둔탁한 소리달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헛구역질처럼 숨어들고,병실에는 허기진 아우성만 울리는 중이다날이 갈수록 사막화가 익숙하다는 아버지,몸 속에 끝 없는 사막을 만들어서배를 치는 모래 바람이 휘날리고 있다점점 아버지 눈은 아득하게 감긴다햇빛이 눈을 할퀴는 아침녘,인기척 하나 없는 방문에서오래 웅크린 기억이 흘러나온다문지방을 밟고 전해오는 아버지 냄새가장 굵은 알맹이로 가슴에 자리 잡는다잘록해진 허리에 물이 차올라,낙타만한 웅덩이를 이룰수록아버지는 사막처럼 메말라갔다마치 떨어지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설날’ 즈음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동요 윤극영 선생이 작사 작곡한 ‘설날’ 이다.이 동요에 따르면 ‘우리 설날’은 정월 초하룻날, 음력으로 한 해의 첫째 달의 첫째 날인 오늘이지만, 까치의 설날 ‘어저께’(어제)는 섣달 그믐날,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달의 마지막 날인 어저께다.그런데 ‘까치설날’은 왜 ‘어저께’일까? 그리고 뜬금없는 까치의 등장과 ‘까치설날’의 유래는 무엇일까.이에 대한 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의 가족구성원은 나, 엄마, 아빠다. 그중에서도 아빠는 집안의 자랑거리다. 아빠의 직업은 직업군인, 소령이다. 나의 친구들은 말한다.“아빠 직업이 군인이라고? 멋있다. 나도 아빠가 군인이면 좋겠다.”하지만 나는 아빠가 군인이어서 좋은 점을 잘 모르겠다. 오히려 단점만 보인다.아빠에게 발령이 난 지역이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우면 매주 금요일 마다 아빠가 오고 일요일 3시쯤에 간다. 하지만 발령 난 지역과 사는 곳이 멀다면 주말 마다 아빠에게 직접 가거나 이사를 가야한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이사를 6번이나 했다. 고학년이 되니 친한
촌스러운 골목길은아름답게 굽은 등들이 걷고 있는산실이다아버지와 어머니의 뒤 그림자가태어나 나의 품으로 들어오는 곳늙은 마당은어린 것들이 노래하는 공연장이다풀들은 산만하고 낙엽은 뒹굴어도꽃들은 피어나살얼음 같은 나를 안아 주는 곳여름 산촌의 푸르름은 늙어도헤지지 않고촌스럽게 나를 흥분 시키는초저녁 어머니 젖가슴 같은 곳이다
신해진 전 국제로타리3600지구 총재가 지난 1월 18일 한국로타리장학문화재단 제22대 이사장으로 새롭게 취임했다.1973년 설립된 한국로타리장학문화재단은 2023년 12월 기준 138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인재 양성과 문화사업 조성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오랜 세월 로타리안으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열정을 다해 온 신해진 이사장은 이천설봉신문과 일문일답을 통해 공익법인으로서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기부제도를 활성화하며, 한국로타리 위상 강화를 위해 사명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한국로타리장학문화
얼마 전 우리 집 대청소를 했다. 전에 샀던 장난감들을 버리고 서랍을 정리하다 ‘할리갈리’ 라는 보드게임을 발견했는데,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졌다. 평범한 보드게임이지만, 나에겐 깊은 추억이 있는 기억의 조각이다.막 초등학교를 들어갔을 무렵, 거실에 가족들과 둘러앉아 종종 보드게임을 했었다. 우리 가족은 대가족이다. 엄마 아빠 나 할머니 할아버지. 그래서 다 같이 모여 자주 보드게임을 했다. 요즘에도 가끔 텅 빈 거실을 보면 그때가 생각나서 울컥할 때도 있다. 무슨 일이 있던 건 아니지만 세월이 지나며 모두 바빠지고, 나도 다니는 학
1.노을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해가 낮을 환한 빛으로 세상을 품어주었기 때문이다또한우리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가야 할 길은 어두웠을지라도아름다운 빛이 되어 지나왔기 때문이다2.해는 노을로 낮을 비우고 어둠 속으로흔적 없이 떠나 쉼을 찾는데우리는 욕망을 비우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헤매고 있지나 않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놓지 않으려 꽁지에 매달려 본듯수평선 끝자락에 누워 노을빛 한 모금들이키며 사랑했다 그 한마디와 함께어둠에 흔적을 묻고 허공 속으로 사라져버릴텐데 말이다
예전에 엄마 몰래 카카오톡에 있는 오픈채팅을 했었다. 오픈채팅은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오픈채팅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엄마가 내 핸드폰을 갑자기 검사해서 들켜버리고 말았다. 그 후로 엄마는 늘 오픈채팅 하는 것을 반대하셨다. 나는 즐거운데 반대를 하니까 엄마가 미웠다.미워서 더 반항심이 커졌는지, 나는 오픈채팅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또 엄마 몰래 애들과 이야기하고, 음성메시지도 보내고, 얼굴 사진도 보냈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 반응은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또 가끔은 나의